[미중관계-논문요약] “Fostering Stability or Creating a Monster? The Rise of China and U.S. Policy toward East Asia” - 토마스 J. 크리스텐슨(Thomas J. Christensen)

[연구] Research 2014. 9. 9. 19:40

[미중관계-논문요약 발제문]-2014.09.06 - 조비연

T.J. Christensen (2006) “Fostering Stability of Creating a Monster? The Rise of China and U.S. Policy toward East Asia,” International Security, Vol. 31, No. 1, pp. 81-126. 

 

“Fostering Stability or Creating a Monster?

The Rise of China and U.S. Policy toward East Asia”

토마스 J. 크리스텐슨(Thomas J. Christensen)

 

1.   요약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rise of the rest)으로 인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역학관계변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중국의 초강대국으로의 부상이 결국 미국과 주변국들에게 위협이 될 지, 아니면 장기간의 상호공존을 통해 균형이 가능할 것인지 라는 상이한 전망을 바탕으로 미국의 대중정책은 일관되기 보다는 대중포용과 대중봉쇄라는 이중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토마스 J. 크리스텐슨은 이번 논문을 통해 이러한 미국정책의 이중성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추적하고(중국의 부상을 위협/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이론적 배경) 이론의 영역에선 상반되게만 보이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전망이 실질적인 정책의 영역에선 그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 따라서 중국의 부상은 위협과 협력의 대상으로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것이며 대중정책 또한 봉쇄와 협력을 모두 포괄적으로 다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시사한다.


1)  미중관계에 대한 두 가지 시각: 포지티브섬(Positive-sum)과 제로섬(Zero-sum)[1]

가장 먼저, 크리스텐슨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중관계-지역 내 역학관계의 변화에 대한 전망이 크게 두 가지 이론적 시각을 기점으로 형성되어왔다고 설명한다.

포지티브섬(Positive-sum Perspective)

첫 번째는 기존 강대국과 부상국가의 경쟁관계를 포지티브섬(Positive-sum)의 게임이란 틀에서 조명하는 것이다. 즉 한 쪽의 득이 반드시 다른 쪽의 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쪽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장기적 관계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의 관계 또한 장기간에 걸쳐 상호이익의 관계-균형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결론이며(부상국가가 세력전이론자들이 주장하는 필연적 revisionist가 아니다) 무엇보다 군사적 갈등과 안보딜레마 긴장악화(spiral of tension)를 지양한다. 이러한 시각은 다양한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성립한다: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강대국 간의 견제, 국가 간 분쟁과 불신, 정치적 대립에도 불구하고(현실주의자들의 주목하고 있는 요소들)[2]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가(자유주의자), 다자 기구의 확산과 활성화(자유주의 제도주의자 liberal institutionalists), 사회 문화 교류 증가(구성주의자)[3] 등을 통한 지역 내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는 주장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4]

제로섬(Zero-sum Perspective)

이와 반대로, 미중관계는 제로섬(Zero-sum Perspective)” 게임이란 틀로 보면 매우 상반되게 전망되었다. 제로섬 게임이란 한 편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쪽이 손해를 보아 결국 전체 손실의 합이 제로가 된다는, 일방의 승리와 상대편의 패배로 귀결되는 시각이다. 따라서 제로섬 게임의 미국과 중국은 상대편보다 보다 많은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무한경쟁구도로 치닫는 것이다. 따라서 제로섬주의자들은 현실주의자, 급속한 부상국가의 성장은 기존 패권국가와의 안보딜레마 및 갈등심화로 이행된다는 세력전이론자들과 궤를 같이 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시각에서의 미중관계는 결국 갈등적인 패권경쟁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다.[5] 

 

2)  두 가지 시각으로 보는 미국의 대중정책 평가

이렇게 상반된 미중관계에 대한 게임구도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중정책 또한 긍정적이고 또 동시에 부정적으로 평가되어왔다는 것이 크리스텐슨의 해석이다.

포지티브섬 시각으로 평가하는 미국의 대중정책

우선 균형과 협력을 가능하다고 보는 포지티브섬주의자들은 냉전 이후의 미국 정책이 성공적이였다고 파악한다. 주요 근거는 아래에 요약하였는데, 간략하게는 미국이 부상국가인 중국과 포지티브섬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제도적 요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역 내 국가들과 새로운 관계수립 및 관계개선에 큰 진척을 보였고(중국 문제에 대한 다자주의적 접근),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한 중국 또한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과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심화시켰으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다자주의 이니셔티브 기구에 적극 참여 및 새로운 협력체제를 추진하였다. 추가적으로, 미국의 지역 내 균형자, 중재자 역할(공동안보의 제공 등)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동아시아 안보역학관계변화를 풀어가는데 핵심적인 요소로 평가되었다.[6] 

-         미일관계심화 – 1997 미일신방위협력지침 (1994 Nye Initiative 이후)

    1994 Nye Initiative 이후 1997년엔 새로운 안보동맹 가이드라인을 수립 예전보다 명확하게 일본의 분담내용 구체화. 특히 20019/11 테러와 중국의 급속한 발전은 이러한 미일관계를 심화시킴 (중국 부상의 긍정적 효과)

-         중국 주도 아시아 지역의 경제적 관계 심화

     1990년대 초반엔 현저하게 낮았던 아시아 국가들간의 무역빈도-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두드러지게 심화되었다. 중국의 부상은 지역 내 국가들과의 무역과 외교에서의 발전으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상호의존도는 무역마찰이나 군사적 갈등에 대한 가능성을 과거에 비해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중국의 외교력 증진과 다자주의 발전

     중국의 부상은 지역 내 외교적 다자주의적 역량강화와 함께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이 다양한 다자주의기구에 참여하기 시작하고 이후엔 새로운 형태의 다자적 협력기구를 주도하면서 세력분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조건들이 갖추어졌다는 평가다 (ARF, SCO, 1997 ASEAN+3). 이외에도 중국의 외교력 증진은 2003 6자회담 등 지역 내 평화를 구축하는 다양한 시도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포지티브섬주의자들이 지역 내 잔존하는 갈등요소(중일관계, 양안관계, 북핵문제 등)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1990년대 초반 보다는 안정화되어 보이고, 그에 필요한 정치적 제도적 경제적 요소들을 갖추는데 미국이 성공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포지티브섬주의자들의 평가이다.


제로섬 시각으로 평가하는 미국의 대중정책

중국에 대한 상반된 전망과 일맥상통하게 제로섬주의자들은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무엇보다 제로섬주의자들은 포지티브섬에서 성공요인이라 다룬 중국에 대한 다자적 접근, 지역 내 국가들과 중국의 관계 심화유도, 중국의 외교력 강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도 심화 등은 중국이 보다 협력적일 것이라는 어리석고”(unwisely) “헛된 희망”(false hope)에 기인한 것이라 비판한다: 제로섬의 경쟁구도에서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이란 부상국가의 영향력만 확대시키고 지역 내 미국의 위치만 흔들리게 한 꼴이며, 결국 미국의 이익을 저해하게 되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heading down the wrong track)”이라 평가한다[7]:

 

-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상호의존도 증가 = 안보위협, 미국의 영향력 쇠퇴 촉진

  제로섬의 시각에서 중국의 경제성장은 미국이 우세했던 지역에서의 세력쇠퇴/세력전이를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군비는 두 배 이상 증가경제적 부분에서도 중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성을 낮출 정도로 주변국들과의 경제적 교류가 심화되었다. 중국이 일본과 영토분쟁 등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역량은 부족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주변국들과의 상호의존도심화는 중국이 앞으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다: 일본 한국 대만의 경우 중국과 관계된 민감한 안보이슈에 대한 입장을 취할 때 이젠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도 고려해야만 한다. 제로섬의 시각에서 이러한 경제적 상호의존도는 미국의 지역 내 전략과 동맹국에 대한 영향력을 저해하는 것이다.

-   중국의 다자주의적 외교전략 = 미국을 제외한 다자주의 전략

  포지티브섬 시각에선 지역내 안정을 도모하는 제도로 인식된 ASEAN+3제로섬 경우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태국 을 포섭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이 제외된 새로운 형태의 제도적 기구). 1990년대 이후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들과 양자관계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양자주의적 다자주의적 시도 모두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중국의 외교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이니셔티브로 설립된 SCO 또한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하되 미국을 제외하는 등 제로섬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중국과 미국의 대립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매우 우려되는 사례들이다. 중국의 소프트파워 또한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

 

3)  저자의 논지: 두 가지 시각의 접점 찾기

중국의 부상에 대한 전망은 이렇게 미중경쟁의 속성에 대한 두 가지 시각으로 대립하며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한 평가 또한 접점 없는 논쟁으로 보여져 왔다. 하지만 크리스텐슨이 이 논문을 통해 궁극적으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실제 정책의 영역에선 그 구분이 때론 무관하기도 하고 오히려 반직관적(counterintuitive)인 유연성을 통해 보다 전략적인 정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텐슨은 크게 두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미중경쟁의 속성에 대한 상반된 시각(포지티브섬/제로섬)에 무관하게 동일한 정책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있다: 

-          동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군사적 외교적 영향력 유지 정책

      제로섬의 시각에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지역내 군사적 영향력 유지를 핵심으로 꼽는다. 하지만 포지티브섬의 게임 또한 마찬가지로 이러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유도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냉전 이후 중국보다 우월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역 내 중재자 역할(공동의 안보제공)을 하면서 중국의 부상을 포지티브섬의 게임으로 이끌었다는 주장이다(“provide common security and reassure local actors who mistrust each other more than they mistrust Washington”). , 이론적 논리는 다르지만 귀결되는 정책이 같은 경우이다.

-          미국의 양안관계 개입 정책

      또한 양안관계에 있어서도 두 가지 시각 모두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공격은 개입하여 막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제로섬의 시각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통합하여 물리적-외교적 세력을 늘리는 것을 봉쇄해야하고, 포지티브섬의 시각에서도 이러한 무력싸움은 중국과 주변국들 사이 심각한 안보딜레마를 초래하게 되는 것으로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비개입 또한 그 동안 중재자의 역할을 해왔던 미국에 대한 주변국들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반포지티브섬적인 결과이다.

-          중국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요소 포지티브섬/제로섬 게임여부가 무관

     중국의 미래가 어떻게 귀결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러한 이분법적 경직성이 선호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중국이 향후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질서에 대하여 revisionist일지 아니면 accommodator일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두 가지 시각이 제시하는 중국에 대한 해석을 제외하고도 미국이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있는 것이다.


둘째, 오히려 반대편의 시각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방법들로 이룰 수 있는 반직관적인 정책사례들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포지티브섬의 시각은 미중관계를 상호윈윈의 협력과 균형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흔히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engagement, accommodation)으로 등치 되어 왔다. 이와 반대로 제로섬 시각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현상유지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주로 강경책으로 한정 지어져 왔다. 하지만 여기서 크리스텐슨이 주장하는 반직관적인 발견은 바로 이러한 방정식의 오류이다. , 포지티브섬 경쟁을 통한 협력과 균형은 포용정책뿐만이 아니라 제로섬 시각과 일치해 보이는 군사적 위협과 같은 강경책으로도 가능하다. 또한 제로섬 경쟁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봉쇄와 현상유지는 흔히 등치되는 강경책뿐만이 아니라 포지티브섬 시각과 연관 지어지는 포용정책으로도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8]:

 

-          포용정책이 강경책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양자 및 다자주의적 노력을 기울이게 된 이유는 당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다자주의적 포용주의적 접근법이라기 보다는 미국이 중국의 주변국인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과 안보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중국에게 포위의 위협(fear of encirclement)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9]

-          또한 제로섬의 경쟁이라고 해서 강경한 봉쇄정책이나 포위정책이 상대방 보다 많은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의 주요국들은 대부분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섣부른 봉쇄정책은 주변국들에게 미국이나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그들을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 제로섬의 경쟁이란 인식에 치중하여 적용하는 강경책은 오히려 중국에게 더 많은 이득을 주고 미국은 손해를 보게 되는, 미국이 제로섬의 경쟁에서 패하게 되는 결론이 가능하다.


간략하게, 대중봉쇄정책이 강경책으로만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대중협력정책이 포용정책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다양한 정책이 전략적 사고를 통해 교차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논지이다.

 

4)  정책제언: “Moderate Mix” of the Two – 포지티브섬-제로섬의 혼합정책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크리스텐슨이 제시하는 정책제안은 바로 앞서 논의한 포지티브섬적이고 제로섬적인 요소들을 적당히 배합하는 접근방식이다: 중국의 경쟁적 욕구를 주변국들과 포지티브섬적인 관계를 이루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미국은 지역 내 군사력과 동맹국들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중국이 패권국으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적당히 억제하는, 이른바 포지티브섬과 제로섬의 경쟁이 적절히 합쳐진 믹스전략이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중봉쇄(제로섬게임)와 대중협력(포지티브섬게임)에 있어서 강경책과 포용정책의 활용에 대한 구분이 없다는 저자의 논지는 다시 한번 상기되어야 할 것이다.

 

***

 

2.   의견 (Comments)

크리스텐슨의 논문은 크게 네 가지 부분에서 그 분석이 탁월하다고 평가될 수 있다. 첫째, 크리스텐슨이 제시하는 포지티브섬-제로섬의 믹스전략은 학계에서 미중경쟁 대한 상반된 분석을 바탕으로 대립하고 있는 포지티브섬주의자들과(상호의존론자들과 세력균형론자들) 제로섬주의자들(세력전이론자들)이 정책분야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둘째, 미중경쟁의 속성에 대한 상반된 시각은 대중협력과 대중봉쇄의 이중성을 띠어온 미국의 전략을 정당화하는데 기여한다. 또한 정책분야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soft containment congagement 같은 유사한 정책개념들에 대한 이론적 타당성을 제공한다. 셋째,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이론적 해석이 정책분야에서 오히려 이분법적인 경직성을 띠어 보다 전략적인 사고를 저해할 수 있다는 부분은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한 보다 전략적인 Grand Strategy의 필요성을 상기시킨다. 넷째, 무엇보다 미중관계에 대한 다양한 국제정치학적 논의가 주로 이론적 분석에 치중하거나 정책페이퍼에 집중되어 왔다면, 크리스텐슨의 본 논문은 이론적 접근법과 정책적 논의라는 두 가지 영역의 중요한 접점을 모색하는 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자면 첫째, 군사적 강경책과 평화적 포용정책이 똑같은 전략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저자의 논지는 현실세계에서의 오인(misperception)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부분이 없지 않다. 저자가 사용한 예로 아시아지역에서의 미국의 강경적 군사정책(중국 주변국들과의 안보관계심화 특히 미일안보동맹)이 중국이 주변국들과 포지티브섬적인 협력 관계를 맺도록 유도했다는 부분은 이러한 포위정책에 대한 상대방의 오인의 가능성, 폭력적 대응의 가능성(Tit-for-Tat)과 그 무게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한미일 안보동맹강화를 한가지 예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의 MD편입, 미일동맹강화 등). 냉전시대가 막을 내린 90년대 초반에 강경적 안보정책(중국 주변국들과 안보관계심화)이 중국이 오히려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유도했다는 저자의 논지와 달리 현재 중국의 반응은 매우 다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포지티브섬의 요소는 배제되고 오히려 제로섬의 안보딜레마가 촉발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강경책은 한중, 중일 등 양자관계의 복합체제로 움직이는 동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소평가되어선 안 된다. 미중사이에서 선택이 강요되는 한국의 이익은 어떻게 달라지는가미중관계에서 상호공존과 균형을 유도할 수 있는 강경책이라고 해서 한국에게도 포지티브섬의 게임이 주어지는가?


둘째, 크리스텐슨의 혼합정책에 대하여도 의문을 제기해보고 싶다. 적당한 제로섬의 경쟁과 포지티브섬의 게임을 필요로 하는 미중경쟁에 대한 저자의 정책제언은 무엇보다 정책가들에게 이론적 사고의 유연성을 주문하다. 이는 미중관계에 대하여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전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는 것인데 soft containment, ‘전력적 관계 유지,’ congagement와 같은 기존의 정책논의보다 얼마나 더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남을 수 있다. 전략적 유연성은 흔히 실제 실행과정에선 매우 모호하고 여러 가지 갈등과 오인을 불러일으키는, 무엇보다 주변국들에게 모순적이란 비판을 받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따라서 저자가 제언하고 있는 혼합정책은 그것을 도출해내는 이론적 과정에선 의미가 크지만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대전략(Grand Strategy)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인가? 크리스텐슨의 혼합정책 또한 기존의 미국의 대중정책 처럼 중국위협론에 기초한 중국봉쇄와 상호의존론에 의한 대중협력 사이에서 오락가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텐슨의 논문에 드러나는 미국중심적 사고를 주목해보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미중관계에 대한 그의 평가는 비관적이지 않고 많은 포지티브섬주의자들과 유사하게 중국을 ‘manageable’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 내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포지티브섬주의자들과 같이 미국의 힘과 외교력에 대한 신뢰가 높다: “포용적인 정책이 미국의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라 보는 사람들은 미국의 힘과 외교력에 대해 너무 적은 믿음/과소평가 하는 것이다.("In fact, the United States should foster China’s engagement with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on issues of common concern. Observers who believe that these policies would weaken U.S. alliances have too little faith in U.S. power and diplomacy.Christensen, p. 124).” 절제적 균형자-Circumscribed balancer와 같은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는 미국의 역할, 이에 대한 보다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1] '제로섬(zero-sum) 게임' '넌제로섬(non-zero-sum) 게임': 제로섬으로 인식하는 경쟁구도에서는 한 쪽의 득이 곧 상대편의 실이 된다. 반면 넌제로섬의 경쟁구도에서는 한 쪽의 득이 반드시 상대편의 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넌제로섬 게임은 다시 '포지티브섬(positive sum)' '네거티브섬(negative sum)'으로 구분된다. 포지티브섬은 크리스텐슨이 지적한 것과 같이 게임 참여자의 양쪽이 다 이기는 윈윈의 사례이고, 네거티브섬은 그와 반대로 양쪽이 다 잃는다.

[2] 크리스텐슨이 설명하길 현실주의자라고 해서 포지티브섬의 시각을 배제하고 제로섬적이거나 국제정치에 대하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들은 지역내 세력전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과거 전통적 현실주의와 달리 중국의 부상이 꼭 군사적 갈등을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핵무기 개발 등으로 인해 과거 같은 영토적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이해한다. 특히 방어적 현실주의자(defensive realists)들의 경우 다른 비현실주의자들과 같이 지역내 갈등을 초래하는 것은 상대적 material power의 변화가 아니라 이것이 어떠한 “mutual perceptions of hostility” 동반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Christensen).

[3] 웬트(Wendt) 참고 - 갈등을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을 통해 만들어진 것, 권력분포에 의해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 (Alexander Wendt, Social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9).

[4] “a positive-sum perspective in which the United States, China, and other regional actors have strong incentives to increase mutual trust, transparency, and economic times, thereby minimizing the likelihood of avoidable military conflicts that serve no nation’s long-term interests.” (Christensen, p. 81)

[5] “a zero-sum perspective, in which the continued relative increase in Chinese power poses the most formidable long-term danger to the national security and economic interests of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in the region, regardless of whether Beijing’s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or its neighbors appear cordial and constructive in the decade.”(Christensen, p.81)

[6] 크리스텐슨이 포지티브섬주의자들로 일컫는 학자들은 미국을 중국의 부상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 정치적 관계의 안정화가 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지역내의 균형자 역할로 평가하며 그 동안의 미국의 아시아정책을 성공적이라 평가하였다: 미국의 “continued presence as a provider of common security and an honest broker in regional disputes.”

[7] 미어샤이머: “misguided” policy, a false hope that international accommodation of China will make it more cooperative (John J .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New York: W.W.Norton, 2001, p. 402).; 카간: “illusion of ‘managing’ China” - false hope that China’s rise could be consistent with U.S. interests (Robert Kagan, “The Illusion of ‘Managing’ China,” Washington Post, May 15, 2005;).; 그리코: “The problem with this strategy is that, while there is less than a 100 percent probability that it will succeed in bringing about a more peaceful and responsible and even more democratic China in the years ahead, there is something approaching a 100 percent likelihood that such engagement will produce a more potent China” (Joseph M. Grieco, “China and America in the World Polity,” in Carolyn W. Pumphrey, ed., The Rise of China in Asia (Carlisle Barracks, Pa.: Strategic Studies Institute, 2002), pp. 36-37).

[8]Relatively assertive U.S. policies sometimes promote goals that are consistent with positive-sum analysts' prescriptions for China and the region, whereas relatively accommodating policies toward China and its neighbors may at times be the most effective way for the United States to vie with China in a zero-sum competition.”

(Christensen, p. 37)

[9] 1995-1996년 중국이 대만에게 coercion => backfired: ASEAN 국가들은 미국과 군사적 연계를 추구하고 미국은 대만이슈에 적극 개입하게 됨으로써 지역내 미국의 역량이 강화됨. 미국은 이를 계기로 일본의 보다 적극적인 안보동맹활동(Nye Initiative-> 1997 revisions to the Defense Guidelines), 1996-1997년엔 호주와 안보관계심화, 9/11 이후엔 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이라는 아세안국가들과도 안보협력관계 심화; Xia Liping에 따르면 1996년 새로운 안보개념과 SCO, WTO 가입은 모두 냉전적 사고(Cold War thinking)”“power politics”에 대한 response (대만에 대한 미국의 개입과 지역내 국가들과의 관계설정) – Zhang Yunling도 유사하게 이는 모두 미국의 중국위협론과 중국에 대한 포위정책을 대비하기 위한 것. Allen Carson도 중국이 영토분쟁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연해지고 2002 11 Code of Conduct with ASEAN(for naval activities in the South China Sea)을 서명한 이유는 워싱턴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military commitment 때문이라고 함. 중국의 인도와의 관계개선 또한 마찬가지로 미국과 인도의 관계개선이 촉진제가 되었다는 것(예로 2005년 중국이 인도를 SCO의 옵저버로 참가할 자격을 부여하였다).

[10] “In fact, the United States should foster China’s engagement with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on issues of common concern. Observers who believe that these policies would weaken U.S. alliances have too little faith in U.S. power and diplomacy” (Christensen, p.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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