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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9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2. 2015.08.07 조훈현
  3. 2015.08.05 조훈현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생각]Thoughts 2015. 8. 9. 12:15

"돌을 던지고 나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보여주지 못한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러니 아직은 게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111)


반외팔목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여기가 최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117)

"바둑 경언 중에 '반외팔목(盤外八目)'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바둑판 밖에서 보면 8집이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불안, 초조, 욕심 등으로 인해 눈앞에 있는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 비유하는 말이다.

바둑을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런 경험을 많이 한다. 바둑판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때는 자신이 불리한 것처럼 여겨지는데 멀리 떨어져서 보면 오히려 앞서고 있다. 나중에 복기를 하면 그때서야 왜 내가 그것을 못 봤을까 후회를 한다."(118)


오만에 빠지지 말고, 끝없이 실력을 기르는

" 초보들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 초보들은 패싸움이나 대마싸움 같은 작은 부분에 집착하여 전체를 보지 못한다. 바둑을 둬본 사람들은 19로의 바둑판이 얼마나 넓은지 잘 안다. 정말이지 수많은 변수가 있고 분할된 여러 구역이 있다. 한쪽에서는 치열하게 공격을 해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필사적으로 방어를 해야 하고, 또 다른 한쪽은 돌을 포기하고 훗날을 도모할 것인지 끝까지 사수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게다가 구역들은 서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반드시 연결된다. 고수가 된다는 건 서서히 이 연결 고리를 깨우치는 것이며 스스로 그 연결 고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바둑판 위에 있는 모든 돌이 다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리더십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고수는 자신의 돌의 리더가 되어 바둑판을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초보들은 우왕좌왕하다가 순식간에 통제력을 잃는다. 아직까지 이런 총체적 위기를 관리하기에는 판단력도 리더십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둑 초보들은 자신에게 이러한 약점이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기본 분석과 이론 암기, 그리고 실전을 통해 부족함을 메우면서 승단을 하기 위해 피나게 노력한다. 무엇보다 상급자에게 깨져가며 한 수 배우는 것만이 실력을 기르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바둑의 세계에서 상급자는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모셔야 할 선배다."(133-134)


위기십결, 버리기

"바둑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면 '위기십결(圍棋十訣)'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당나라 현종 때 기대조(棋待詔)를 지낸 왕적신(王積)이 지은 글로 '바둑을 두는 10가지 비결'을 담고 있다.

위기십결 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조항이 5번째인 '사소취대(捨小就大)'일 것이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는 뜻이다"(137)

"위기십결에는 이처럼 버리는 것에 대한 조항이 많다. 여섯 번째 조항인 '봉위수기(逢危須棄)'도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격언이다. 마지막 조항인 '세고취화(勢孤取和)'도 세력이 고립되면 조화를 취하라'는 뜻으로 저항하다 전멸당하기보다는 화합하여 후일을 도모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꼭 바둑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연연해하는 것들을 하나씩 버리고 포기하는 게 오히려 약이 되고 득이 된다는 지혜를 나는 바둑에서 터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나에게 갑자기 찾아와서 이런저런 제안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안들은 솔깃했고 수락만 하면 적잖은 이익도 주어졌지만 그렇다고 덥석 물 수는 없었다. 가장 먼저 그것이 나의 바둑에 주는 영향을 생각해야 했고, 또 나의 평판도 생각해야 했다. 모든 것을 고려해서 아깝지만 거절한 경우가 수락한 경우보다 훨씬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문득 그때의 거절에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역시 내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제적인 이익보다도 나에게는 바둑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때 그런 제안들을 수락했다면 아마도 나는 바둑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떄로는 더 큰 이익을 위해 아끼던 돌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무한정 주어질 것 같지만 모든 기회는 한번뿐이다. 그 기회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지금의 선택이 다음의 기회에 영향을 준다. 당장 주어진 기회는 달콤하다. 그러나 그것이 훗날 더 큰 대가를 요구할 수도 있고, 오히려 그걸 버려야 더 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멀리 떨어져서 판을 구석구석 읽으면 정답이 보일 것이다.

선택하지 못한 고민, 마무리 짓지 못한 인간관계,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얽매여 있는 물건, 기억, 감정 등을 훌훌 털어버리자. 몸과 마음이 가벼워야 더 빨리, 더 오래, 더 멀리 뛸 수 있다."(138-140)


멀리보기

"바둑에서 악수는 절대로 두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인생은 다르다. 악수인지 알면서도 놓아야 할 때가 있다."(141)


복기

"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괴롭기만 한 복기. 그럼에도 우리는 복기를 해야 한다. 복기를 해야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복기를 잘해두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고, 또 좋은 수를 더 깊이 연구하여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복기는 바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승부의 세계에서 복기는 기본이다.

자신이 실수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바라보는 건 어떤 심정일까. 아마도 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의 치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승부사들은 오히려 그것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승리는 오직 실수를 인식하고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야 얻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복기의 의미는 성찰과 자기반성이다. 이것은 깊이 있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며 겸손과 인내를 요구한다. 프로 기사들이 승부사로서 다소 공격적인 성향이 있긴 해도 기본적으로 품성이 좋은 이유는 어려서부터 복기를 통해 꾸준히 자아성찰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욱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원히 미숙한 어린아이 상태로 살아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정하고 바라보자. 날마다 뼈아프게 그날의 바둑을 복기하자. 그것이 나를 일에서 프로로 만들어주며, 내면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켜줄 것이다."(174-176)


고독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고독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263)

"어느 철학자는 "강자란 보다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고독할수록 자유롭고 고독할수록 강하다"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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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생각]Thoughts 2015. 8. 7. 10:08

"그 근성이란, 바로 생각이다.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성.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의지. 그리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상식, 체계적인 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나는 '생각'이라고 부르고 싶다.

만약 세상사가 바둑판과 같다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당장은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악화될 것처럼 보이지만, 의지를 갖고 바라본다면 해결책은 반드시 있다. 물론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일 수는 없다. 최상이 아니라면 최선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혹은 양보와 타협을 하거나 깨끗이 포기하고 다른 목표로 옮겨가는 것 역시 일종의 해결책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날벼락처럼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않고 회피하고 외면한다.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이전에 먼저 지쳐버려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한다. 바둑으로 치자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데나 돌을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바둑 기사들은 절대로 이렇게 생동하지 않는다. 초읽기에 몰리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집요하게 다음 수를 고민한다. 설사 끝이 보이는 바둑이라 하더라도 돌을 던지기 전까지는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 한다. 호수(好手)가 아니라면 묘수(妙手)라도, 그것도 아니라면 악수(惡手)나 과수(過手)라도, 치열하게 고민하여 스스로 선택한다...

바둑은 승부가 걸린 게임이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해결하기 위해 갖은 수를 생각내야 한다. 때로는 벼랑 끝으로 몰리기도 하고, 때로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때로는 스스로 저지른 실수로 큰 희생을 치러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목표는 바뀌지 않는다. 즉 이기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이다."


조훈현 (2015)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中 (pp.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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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생각]Thoughts 2015. 8. 5. 15:54

살아있는 전설의 기사 조훈현 홈페이지 http://www.chohunhyun.com/


조훈현 에세이 중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선계(仙界)와 속계(俗界)는 무엇으로 구분될까?
의외로 차이는 간단하다.
사람(人) 변에 뫼(山)가 붙으면 신선(仙)이 되고 계곡(谷)이 붙으면 속인(俗)이 되는 것 아닌가?
바꾸어 말해 사람이 산으로 오르면 신선의 경지에 달하게 되고, 계곡으로 내려가면 저잣거리의 중생이 된다는 뜻이다."


"의인(義人)과 죄인(罪人)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자신을'죄인이라고 믿는 의인'이 있고 자신을'의인이라고 꿋꿋이 믿는 죄인'이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심장하고 핵심을 찌르는 수사(修辭)가 아닌가?" 


"기록(記錄)은 기억(記憶)보다 강하다

어느날 신문을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카피 한 줄.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되새겨 볼수록 감칠 맛이 나는 명언이었다.
프로기사의 바둑은 기보(棋譜)로 남는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우리는 그 어떤 분야의 직업보다 기록에 민감하고 기록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말그대로 기록에 죽고 기록에 사는 특수한 직업인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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