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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Thoughts

교황 방한

[단상]

한국에 오랜만에 평화의 기운이 감도는 듯 하다. 갈등과 대립, 네탓주의로 얼룩진 한국 사회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다. 가지지 못한 자들과 잃어버린 자들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어루만져주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이 사람들에 대한 첨예한 편가르기 속에서 우리들이 얼마나 지쳐가고 있었는지 아니면 자각했던 것 이상으로 얼마나 무감하고 무책임하였는지 느끼게된다.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대개 많은 종류의 부정을 눈감는다. 그것이 훨씬 쉽기 떄문이기도 하고, 자각하기엔 직접적인 삶과 동떨어져 있거나, 아니면 그저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고치고자 하기엔 용기가 부족하거나 의문이 남아서일 수도 있고, 고치려고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시하는 것이 어려운 사회일수록 직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의 부침은 큰것 같다. 최근 한국에서 연이어 터지는 참사와 부정들을 보면 결국 이렇게 저렇게 눈감는 다수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갈등한다. 무엇보다 이 둘 사이에 공통된 중재자가 없는 시점에선 어느 한쪽도 먼저 양보하지 않는다. 아픔을 겪은 이들은 광장을 지키며 사회를 떠나고,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자들은 본분을 다하기가 어렵고, 다수들은 그 중간에 놓여 피로감을 느끼며 흘러다니는 정보에 쉽게 휘둘려 중심이 없다. 

호전되지 않는 현실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비관하고 등을 돌리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구분을 넘어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평화와 선 배려에 대한 기다림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이번에 우리가 화해와 협력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이에 대한 그리움까지 불을 지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 발자국 먼저 물러섰을 때의 가치를 먼저 모범이 되어 증명해주고 혹여 이로인해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빈공간을 다독여주고 오히려 채워줄 지도자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불평등과 부정을 직시하면서도 관대한 지도자. 이것이 허상에 불과할지라도 4박 5일동안만은 우리 사회는 많은 위안을 받지 않았을까. 이 교훈으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해야할 일들과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보인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보잘것 없는 생각을 여기에 적기보다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남기고 가는 여운에 그냥 잠겨 있어보고 싶다. 평화를 상징하는 그가 한국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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