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번역의 중요성

[생각]Thoughts 2015. 6. 24. 10:52

“자기 전문 분야나 관심사에 해당하는 순화어가 나오면 우스꽝스러워 보일지라도 킬킬거리지 말고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더 나은 표현을 궁리해 보자. 언중이 현명하게 그것을 받아들여 더 나은 용어가 표준어를 대체하면, 우리 다음 세대는 더 정돈된 표준어를 배우게 된다. 표준어는 늘 변한다. 그걸 막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하게 하거나 잘못 바뀐 것을 바로잡을 수는 있다. 도둑고양이는 널리 쓰이는 익숙한 표현이지만,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오래 키워 본 사람은 이 말을 쓰지 않는다. 더 무난하고 좋은 표현을 궁리한다. 그래서 ‘길고양이’가 대안으로 나왔다… 표현 방식에는 글쓴이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잡초나 잡목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이 쓰임새로만 식물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표현이 좋지 않는 건 차별을 용인하기 때문이다… 어떤 매체에서 기사에 미혼(未婚)이라는 말 대신 비 혼(非婚)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그 매체의 관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무렵에 ‘미전향 장기수’는 ‘비전향 장기수’로 바뀌었다. ‘아직 전향하지 않은’이라는 고압적 태도에서 물러서 ‘전향하지 않은’이라고 담담하게 표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에 나온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저 칼럼의 저자는 ‘유전자 수정 유기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는 기존 표현에 반기를 들고 ‘유전자 조작 유기체’(Genetically Manipulated Organism)라고 표현하자고 주장할 것이다.”(77-80)
- 이강룡 (2014)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 http://readme.kr 여기에 가면 이강룡의 번역노하우를 더 배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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